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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과 삶에 대한 넷플릭스 다큐들

by smileowner 2025. 5. 28.

오늘 소개할 네 편은 단순히 일의 구조를 고발하는 것을 넘어서, 우리가 어떤 삶을 원하고, 어떤 조건에서 일해야 하는지를 다시 고민하게 만든다.
일과 삶에 대한 넷플릭스 다큐들

일의 의미를 묻는 시간

아침마다 알람을 끄고, 같은 길을 따라 출근하고, 익숙한 업무를 처리하며 하루를 보낸다. 그렇게 끝나지 않을 것 같던 월요일이 지나면 곧 금요일이 되고, 월급날이 지나면 금융치료를 하면서 또다시 한 달이 시작된다. 일이라는 건 어쩌면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너무 당연한 일상이고, 동시에 벗어날 수 없는 구조다. 그런데 어느 날 문득 '나는 왜 일하고 있지?'라는 질문이 떠올랐다. 단순히 생계를 위한 것 이상으로, 이 일이 나에 대해 잘 설명할 수 있을까. 내가 진짜 원하는 노동은 어떤 모습일까. 그런 물음 속에서 넷플릭스의 몇 편의 다큐멘터리를 만났다. 우리가 놓치고 있었던 노동의 현실, 경제의 이면, 그리고 시스템 속에서 반복되는 불평등을 조용히 들여다보게 해 준 작품들이다. 오늘 소개할 네 편은 단순히 일의 구조를 고발하는 것을 넘어서, 우리가 어떤 삶을 원하고, 어떤 조건에서 일해야 하는지를 다시 고민하게 만든다.

노동을 기록한 다큐들

첫 번째는 '플래닛 오브 더 휴먼스'다. 환경과 자본의 관계를 다루지만, 그 중심에는 늘 '노동'이 있다. 재생 에너지조차 기업 논리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현실은 결국 일하는 사람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보여준다. 두 번째는 '브로크'다. 갑작스러운 해고나 경제적 위기를 겪은 사람들이 경험하는 무너짐을 다룬 이 작품은, 자본의 속도에 의해 인간이 밀려나는 과정을 날카롭게 그려낸다. 보는 내내 나의 현실이 되는 건 아닐까 하는 마음에 두려웠다. 세 번째는 '프라이빗 워'다. 기자로서 위험한 전쟁터를 누비던 인물이 겪는 정신적, 신체적 소진을 통해, '직업'이라는 말 안에 숨겨진 희생을 다시 바라보게 만든다. 정말 나는 편안하고 안일하게 일하고 있었다는 것을 느꼈다. 마지막은 '라스트 체스맨'이다. 체스 선수이자 난민 출신 노동자인 주인공의 이야기를 따라가며, 재능이 있어도 시스템 안에서 설 자리를 찾기 어려운 현실을 보여준다. 한 사람이 생존을 위해 무엇을 포기하고, 또 무엇을 지켜내야 하는지를 조용히 따라가게 되는 작품이다.

보이지 않는 구조 속의 선택

이 다큐들을 보며 가장 먼저 들었던 감정은 '나도 이 거대한 시스템 안에 있구나'였다. 노동을 하는 방식, 그에 따른 보상, 생존을 위한 타협까지. 모두가 자율적으로 선택한 것 같지만, 사실은 구조가 정해준 틀 안에서의 제한된 상태로 노동하고 있었다. 나는 이 작품들을 보고 나서, 일이란 단지 돈을 버는 수단이 아니라 나라는 사람을 지탱하는 방식이라는 걸 다시 생각하게 됐다. 내가 하루 중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장소, 함께 있는 사람들, 쓰는 언어까지 모두 이 일의 조건에 따라 결정되고 있었다. 그래서 작은 변화라도 시작해야겠다고 느꼈다. 단순히 더 나은 직장을 찾는 게 아니라, 내가 어떤 노동 환경을 견디고 싶지 않은지를 명확히 아는 것부터였다. 그리고 가능한 선에서 일의 방식이나 속도를 조정해 보기 시작했다. 쉬지 못했던 시간을 짧게 나누어 쉬어봤고, 생각 없이 하던 회의에 별 건 아니지만 내 의견을 얘기하기 시작했다. 아주 사소하지만, 그 변화가 내가 '사용되는 사람'이 아니라 '선택하는 사람'이라는 감각을 느끼게 해 줬다. 이 다큐멘터리들은 일의 가치를 묻기보다, 일 속의 나를 되돌아보게 했다. 여전히 나는 같은 회사에서 같은 일을 반복하지만, 조금 더 능동적인 주체로 일하고자 노력하게 됐다는 것이다. 회사에서 조금 더 능동적인 주체가 된다는 것은 일에 대한 흥미도 높여준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