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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시대를 말하는 넷플릭스 다큐 추천

by smileowner 2025. 5. 27.

오늘은 기술과 인간 사이의 복잡한 관계를 다룬 다큐멘터리 5편을 소개하려 한다. 단순히 최신 기술 정보를 알려주는 게 아니라, 그 기술이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를 되묻는 작품들이다.
디지털 시대를 말하는 넷플릭스 다큐 추천

연결 속의 단절

우리는 하루의 절반을 이상을 화면과 함께 보낸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스마트폰을 켜는 게 하루의 시작이고, SNS를 확인하다 보면 시간은 눈 깜짝할 새에 지나간다. 알고리즘이 보여주는 정보로 세상을 이해하고, 그 알고리즘이 정한 타이밍에 반응하며 하루를 살아간다. 더 큰 문제는 알고리즘이 보여주는 정보가 맞는 정보인지까지 판단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편리하고 빠르고 정확한 기술은 분명 우리를 한층 앞선 삶으로 이끌었다. 그런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 모든 연결과 효율 속에서 나는 점점 내 의지와 감각을 잃어가고 있는 건 아닐까. 우리가 기술을 사용하는 게 아니라 기술이 우리를 조종하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나름의 상상력을 더한 질문이 생긴 적이 있었다. 나는 시간만 나면 넷플릭스를 켜놓는 편이다. 그러다가 넷플릭스에서 몇 편의 다큐멘터리를 보게 되었는데 그 다큐멘터리들은 나에게 아주 중요한 단서를 던져줬다. 눈앞의 기술이 어떻게 우리의 삶, 인간관계, 사회 구조까지 바꿔놓고 있는지를 차분히 풀어낸 이 작품들을 보며 나는 처음으로 화면 바깥의 나를 바라보게 됐다. 오늘은 기술과 인간 사이의 복잡한 관계를 다룬 다큐멘터리 5편을 소개하려 한다. 단순히 최신 기술 정보를 알려주는 게 아니라, 그 기술이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를 되묻는 작품들이다.

디지털을 질문하는 기록들

첫 번째는 '소셜 딜레마'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이 작품으로 처음 '알고리즘'이라는 단어의 무게를 체감했을 것이다. 페이스북,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주요 플랫폼을 만든 전직 개발자들이 등장해, 우리가 어떻게 자극에 중독되고, 감정이 조작되며, 정치적 선택까지 영향을 받는지를 고백한다. 정보 제공이 아닌 조작이 목적이 된 시대, 이 다큐는 우리가 지금 무엇을 보고 있는지를 다시 보게 만든다. 두 번째는 '코디 닉슨:지털 시대의 죽음'이다. 이 작품은 SNS를 기반으로 인기를 얻었던 인플루언서 코디 닉슨의 죽음을 중심으로, 디지털 공간에서의 자기 이미지와 실존 사이의 괴리를 다룬다. 타인의 시선을 위해 살아가는 삶, 좋아요 수에 따라 자신을 정의하는 감각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보여준다. 세 번째는 '스마트폰을 내려놓는 법'이다. 이 작품은 과도한 스마트폰 사용이 뇌와 신체, 인간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실험과 사례를 통해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단순히 사용 시간을 줄이라는 말이 아니라, 기술과의 관계를 새롭게 맺는 방법을 제시하는 점이 인상 깊다. 네 번째는 '페이크 유니버스'다. 이 다큐는 딥페이크 기술이 가진 가능성과 위험을 함께 조명한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우리는 눈으로 보고도 믿을 수 없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으며, 진짜와 가짜를 가르는 기준이 점점 흐려지고 있다는 걸 이 작품을 통해 절감하게 된다. 다섯 번째는 '인사이드 빌 게이츠의 두뇌'다. 겉으로 보기엔 천재의 일대기를 담은 다큐 같지만, 사실은 기술이 세상을 어떻게 바꾸어야 하는지를 고민한 사람의 철학을 따라가는 여정이다. 기술의 발전이 단지 성능 향상이 아닌, 삶의 질 개선으로 이어지기 위해 어떤 기준과 가치가 필요한지를 조용히 묻는다.

기계보다 앞서야 할 감각

이 다큐멘터리들을 보고 나서 가장 크게 달라진 건, 내가 기술을 대하는 태도였다. 예전엔 새로운 앱을 발견하거나 더 빠른 기기를 구입하는 것에 큰 만족을 느꼈지만, 지금은 오히려 '내가 이걸 왜 쓰고 있지?' 혹은 '내가 이 기기의 기능을 전부 이해하면서 잘 사용할 수 있나?'라는 질문부터 하게 된다. SNS를 열고, 유튜브를 탐색할 때도 나의 의도가 아니라 플랫폼의 설계에 따라 행동하고 있는 건 아닌지 스스로 확인하게 됐다. 그래서 알고리즘을 끊어버렸다. 더 이상 내 화면에는 추천 영상이 뜨지 않고 관심이 생기면 무조건 검색을 해야만 찾아볼 수 있게 만들었다. 나는 예전보다 받는 알림을 줄였고, 화면을 보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 책이나 손글씨처럼 느린 것들을 일부러 끼워 넣기 시작했다. 이북 리더기를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눈이 훨씬 덜 자극적이고 문서나 책을 읽는 거 이외에는 하기 어려운 기기여서 더 마음에 든다. 중요한 건 '덜 쓰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쓰는지'를 고민하는 자세였다. 기술은 본래 중립적일 수 있지만, 우리가 어떤 태도로 그것과 관계 맺는가는 충분히 선택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선택은 곧 내 삶의 주도권을 다시 되찾는 과정이었다. 다큐멘터리를 통해 배운 건, 정보의 양보다 방향이 중요하다는 것, 속도보다 감각이 우선이라는 것이었다. 지금도 나는 여전히 스마트폰을 쓰고, 인터넷을 뒤지며, 인공지능과 대화하고 있지만, 그 안에서 스스로를 놓치지 않기 위해 자주 멈추고 되묻는다. 내가 지금 뭘 보고 있는지, 왜 보고 있는지. 자주 멈추어 이런 생각을 할 때마다 그야말로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살고 있다는 것이 실감이 든다. 디지털 세상 속에서 가장 필요한 건 최신 기술이 아니라, 자기 자신과 연결되는 감각이라는 걸 나는 이 다큐들을 통해 분명히 알게 됐다.